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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금융사는 가상자산시장에 진출하려고 할까?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5-04-30 17:42

본문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암호화폐는 투기성 자산으로 낙인찍혀 대부분의 전통 금융기관이 외면하던 영역이었지만, 2020년 이후 급속한 시장의 성장과 제도권 편입 움직임, 그리고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금융 생태계의 재편 흐름 속에서 이제는 금융업계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들이 앞다투어 가상자산(디지털 자산) 비즈니스에 진출하고 있는 이 흐름은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전통금융이 기술 기반 신경제 질서에 적응해가는 필연적 진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암호화폐를 넘어 NFT, 토큰증권(STO), 디지털 화폐(CBDC) 등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자산을 포괄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패러다임 전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권의 디지털 자산 비즈니스 진출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 잡고 있는데, 첫째로 투자자와 고객의 행태 변화가 크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금융소비자들은 기존의 은행 시스템보다는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실제로 20대와 30대의 상당수가 주식이나 펀드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 또는 NFT와 같은 디지털 자산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둘째, 시장 환경과 기술 발전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성숙해지고 토큰화 기술이 다양한 산업군에 접목되면서 금융상품 자체가 디지털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자산관리 시장에서 STO 등 대체투자 자산으로서의 디지털 자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셋째로는 국내외 정책의 변화가 금융기관의 진입을 촉진시키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금융위원회의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제도권 내 STO 발행과 유통의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고, 미국은 SEC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제도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금융기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진출 방식으로는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 ▲토큰증권(STO) 플랫폼 운영, ▲블록체인 기반 결제 및 송금 시스템 구축, ▲디지털 자산 기반 투자상품 출시 등이 있다. 


국내 사례를 보면,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해치랩스 및 가상자산 운용사 해시드와 함께 ‘KODA(Korea Digital Asset)’라는 합작법인을 설립,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커스터디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협업해 블록체인 지갑, NFT 발행 플랫폼 등을 준비하면서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자체 STO 플랫폼을 개발하고 콘텐츠 기반 NFT 비즈니스에도 진출, 디지털 콘텐츠 자산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은 서울 강남의 부동산을 토큰화한 시범 상품을 발행, 기관과 개인투자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분산형 디지털 증권 투자 모델을 실험 중이다.


한편 해외에서는 이 흐름이 훨씬 더 본격적이고 대담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 JPMorgan은 블록체인 기반의 ‘JPM코인’을 발행, 기관 고객 간 실시간 송금 및 결제를 위한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으며, 자산운용사 피델리티(Fidelity)는 기관 대상 비트코인 커스터디와 직접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며 암호화폐를 하나의 정식 투자 자산군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2024년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며 디지털 자산을 전통 투자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사들은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디지털 채권, 블록체인 기반 자산유동화, CBDC 실험 등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자산 실험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전통 금융기관이 가상 자산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은 단순한 사업다각화를 넘어 금융의 본질적 재정의를 요구하는 흐름이며, 이는 향후 ‘신뢰 기반의 탈중앙화 금융’과 ‘제도 기반의 중앙화 금융’이 어떻게 융합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투자자 보호 문제, 시장 변동성, 법적 불확실성, 해킹 위험, 회계처리와 자산평가 기준의 부재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 또한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금융기관의 신중하면서도 지속적인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결국 금융업계의 디지털 자산 진출은 더 이상 ‘가능성의 영역’이 아니라 ‘현실화된 경쟁의 장’으로,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이 생존과 성장의 교차점에서 택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진화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금융과 얼마나 정교하게 통합될 수 있을지는 규제기관, 기술 기업, 금융기관 간의 협업에 달려 있으며, 동시에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신뢰 확보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제화, 인프라 정비, 윤리적 가이드라인 수립이 병행되어야 한다. 


암호화폐에서 NFT, 그리고 STO와 디지털 화폐에 이르기까지 금융이 디지털화된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이 거대한 전환의 흐름 속에서, 누가 먼저 신뢰를 확보하고 고객의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가 곧 금융의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C) 박철홍 기자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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