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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도전 앞에 선 교회, 소금과 빛의 사명을 기억하라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10-22 08:30

본문

시대의 풍랑이 거세다. 한국 땅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창조의 질서가 도전받고, 지구 반대편 우크라이나에서는 포탄이 예배당의 벽을 무너뜨리며, 알바니아의 거리에서는 분노와 폭력이 뒤엉키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복음의 순수한 확장이 강대국의 음모로 치부되는 거짓의 안개가 피어오른다. 이 모든 소식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벌어진 파편적인 사건처럼 보이지만, 실은 세상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교회가 어떤 영적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거대한 파노라마다.

교회를 향한 세상의 공격은 다각적이다. 때로는 국가 권력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법보다 인간의 이성을 앞세우며 가정을 해체하려 하고(한국교회연합 성명), 때로는 노골적인 물리력으로 성도들의 피난처를 파괴한다(우크라이나 교회 파괴). 혹은 교묘한 이데올로기와 음모론을 통해 복음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그 거룩한 역사를 세속적 욕망의 산물로 격하시키기도 한다(라틴 아메리카 복음주의 음모론). 이러한 외부의 공격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교회 내부로부터 오는 유혹이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월식이라는 천문 지식을 이용해 원주민들을 기만하고 자신의 탐욕을 채웠던 역사적 일화는, 거룩한 진리마저도 인간의 이기심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뼈아픈 경고를 던진다. 하나님의 권능과 지혜가 개인의 영달과 통제를 위한 수단이 될 때, 교회는 빛을 잃고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그렇다면 이 혼돈과 위협의 시대에 교회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우리는 그 답을 역사의 한복판에서 불의에 맞서다 순교의 피를 흘린 한 인물에게서 찾을 수 있다. 폴란드의 공산 독재 시절, '자유노조(Solidarność)'의 정신적 지주였던 예지 포피에우슈코(Jerzy Popiełuszko) 신부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총칼이나 권모술수가 아닌, 오직 '진리'와 '사랑'을 무기로 강철 같던 공산 정권에 맞섰다. 그의 강론은 억압받던 폴란드 민중의 영혼을 일깨웠고, 그는 결국 비밀경찰에 의해 납치되어 잔혹한 고문 끝에 순교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결코 패배가 아니었다. 그의 순교는 도리어 폴란드 민주화의 기폭제가 되었고, '악은 선으로 이기라'는 그의 외침은 오늘날까지도 불의한 세상 속에서 신음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지고 있다. 포피에우슈코 신부는 콜럼버스와 같이 지식이나 권위를 이용해 군림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자신을 던져 진리를 증거하는 제물이 되었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이 포피에우슈코의 영성이다. 세상의 변화라는 미명 아래 진리를 타협하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교회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을 조급해한 나머지 세속적인 방법에 기대려는 유혹이 만연한 시대다. 그러나 유럽의 신학자들이 분쟁과 민족주의라는 난제 앞에서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신학적 응답을 모색하고(FEET 컨퍼런스), 세계 각국의 사역자들이 변화의 시대 속에서도 변치 않는 '동역'의 가치를 확인하는 모습(TWR 컨퍼런스)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우리의 힘은 세상의 전략이나 수사에 있지 않다. 우리의 힘은 오직 십자가의 진리, 그리고 그 진리를 살아내는 신실함에 있다. 세상이 어두울수록 교회는 더욱 밝은 빛을 발해야 하며, 세상이 부패할수록 교회는 더욱 짠맛을 내는 소금이 되어야 한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분명히 말씀하셨다. 교회의 사명은 세상의 방식에 편승하여 힘을 얻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구별된 거룩함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이 말씀을 깊이 새겨야 할 때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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