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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증명하는 교회의 사명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8-13 08:30

본문

우리가 하루 약 2만 번 호흡하며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공기는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그 부재는 곧 죽음을 의미하는 생명의 근원이다. 오늘날 신문 지면을 채운 소식들은, 마치 이 공기처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와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 어떻게 세상 속에서 가시적인 실체로 드러나야 하는지를 역설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강진 현장에서, 스페인 세우타의 이주민 위기 속에서,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재건 과정에서 교회는 가장 먼저 움직였다. 그들은 단순히 구호품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재난으로 무너진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일에 집중했다. 이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고통받는 이웃의 손을 잡아주는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행위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믿음이 보이는 섬김으로 나타날 때, 교회는 비로소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다.

19세기 벨기에의 사제였던 다미앵 신부의 삶은 이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하와이 몰로카이섬의 한센병자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쳤다.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보이지 않는 존재’로 취급받던 그들의 고통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친구가 되고 상처를 어루만지며 마침내 자신도 그 병을 얻어 생을 마감했다. 그의 삶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이 어떻게 한 인간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자리에 임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위대한 증거였다.

광복 81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연합이 발표한 비전 선언문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귀하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고, 분열과 갈등을 넘어 화해를 이루며, 소외된 이웃을 섬기겠다는 다짐은 한국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그러나 이 선언이 공허한 외침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구한말 어둠의 땅에 병원과 학교를 세워 복음의 빛을 가시적으로 밝혔던 초기 선교사들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 저출산과 세대 갈등, 이념 대립이라는 우리 사회의 깊은 상처 위에, 교회는 말의 성찬이 아닌 희생적인 섬김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주어야’ 한다.

교회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증명하는 공동체다. 우리의 사명은 공기처럼 조용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세상이 보고 맛볼 수 있는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착한 행실을 통해 세상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교회의 존재 이유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분명히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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