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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잃어버린 시대, 영원한 가치를 다시 붙들라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8-10 08:30

본문

한 시대의 영적 기류는 종종 예상치 못한 사회 현상의 물결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유럽 대륙에서 15세 미만 아동의 수보다 반려동물의 수가 더 많아졌다는 소식은 단순한 인구 통계의 변화를 넘어, 이 시대가 추구하는 가치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기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늘한 지표다.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하는 거룩한 수고와 책임을 뒤로하고, 즉각적인 위로와 정서적 안정을 주는 대상을 선택하는 경향은, 더 크고 본질적인 가치를 버리고 작고 일시적인 만족을 택하는 시대정신의 단면이다. 이는 비단 유럽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가치의 전도(轉倒) 현상은 정치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목격된다. 한때 굳건한 신념을 외치던 정치인이 자신의 양심을 꺾고 이익을 좇아 변절하는 모습은, 영원한 진리보다 찰나의 권력을, 불변의 원칙보다 세속적 성공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부패한 마음의 발로다. 작은 타협은 영혼에 미세한 균열을 내고, 이내 둑을 무너뜨리는 거대한 탁류가 되어 개인의 양심과 공동체의 신뢰를 송두리째 휩쓸어 간다. 이 모든 현상의 뿌리에는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을 분별하지 못하는 영적 무감각이 자리하고 있다.

작가 C.S. 루이스는 그의 저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노련한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신참 악마 웜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비결을 가르치는 장면을 절묘하게 묘사한다. 스크루테이프의 핵심 전략은 거창한 죄악으로 인간을 넘어뜨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일상의 사소한 불평, 작은 염려, 안락함에 대한 미미한 집착들을 통해 인간의 시선을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들라고 조언한다. 세상의 소음과 하찮은 욕망들로 영혼을 가득 채워, 정작 가장 중요하고 영원한 실재이신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조금씩 질식시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마주한 위기는 바로 이와 같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비본질적인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 채, 정작 붙들어야 할 생명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구원의 감격과 사명의 기쁨이라는 본질적 가치는, 사소한 의견 대립과 해묵은 감정의 앙금, 세상적인 기준에 대한 불평불만 앞에서 힘없이 빛을 잃곤 한다. 금메달을 놓치고도 “세상의 끝이 아니다”라며 의연했던 한 운동선수의 태도는, 작은 실패와 서운함에 신앙의 기쁨 전체를 저당 잡히는 우리 자신을 부끄럽게 돌아보게 한다. 교회는 세상의 가치 전도 현상을 비판하기에 앞서, 우리 안에 도사린 ‘본질 상실의 죄’를 먼저 회개해야 한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무엇을 붙들어야 할지를 분명히 권면한다. 성경은 기록한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 (골로새서 3:1-2)

한국 교회는 다시금 ‘위의 것’, 곧 영원하고 본질적인 가치를 향해 우리의 눈과 마음을 고정해야 한다. 썩어 없어질 땅의 것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복음의 본질을 굳게 붙들어야 한다. 자녀를 낳아 기르는 수고로움을 통해 창조의 섭리를 배우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양심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내며,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통해 구원의 기쁨을 증거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세상이 비본질적인 것들의 홍수 속에서 표류할 때, 한국 교회는 영원한 가치의 등대가 되어 길 잃은 영혼들을 진리의 항구로 인도하는 거룩한 사명을 완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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