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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등대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8-01 08:30

본문

오늘의 지면은 세계가 거대한 불길에 휩싸여 있음을 증거한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산야를 태우는 물리적인 불길부터, 우크라이나의 포화, 오스트리아의 증오, 세우타의 이민자 물결과 같은 사회적 갈등의 불길까지, 온 세상이 신음하고 있다. 개인의 내면 역시 외로움과 헛된 인간을 향한 숭배의 욕망이라는 불길에 고통받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절망적인 재와 연기 속에서 인류는 어디에서 참된 소망과 피난처를 찾을 수 있는가? 우리는 흔히 강력한 지도자나 인간의 지혜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만, 이는 결국 또 다른 우상을 세우는 일일 뿐,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런던이 불바다가 되었던 ‘런던 대공습(The Blitz)’의 밤을 기억한다. 수많은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도시 전체가 화염과 연기로 뒤덮인 그 암흑 속에서, 세인트 폴 대성당의 돔은 기적적으로 그 위용을 잃지 않고 굳건히 서 있었다. 절망에 빠진 런던 시민들에게 어둠을 가르는 한 줄기 빛처럼 솟아오른 성당의 실루엣은 단순한 건물을 넘어, 결코 무너지지 않는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영원한 소망의 상징이 되었다.

이 역사의 한 장면은 오늘 우리에게 당도한 소식들과 깊이 공명한다. 스페인의 기록적인 산불 속에서 온전히 보존된 기독교 캠프센터의 소식은 바로 이 시대의 ‘세인트 폴’과 같다. 또한, 재난과 위기 현장에서 기도하며 이웃의 손을 잡는 프랑스와 세우타의 교회들은, 스스로가 세상의 빛이요 희망의 등대임을 증명하고 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의 연대와 섬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불길이 아무리 거세다 할지라도, 교회가 품은 소망의 빛을 꺼뜨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교회의 기초는 흔들리는 세상이 아니라 영원하신 하나님 당신이기 때문이다. 시편 기자의 고백은 바로 오늘 우리의 고백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그러므로 땅이 변하든지 산이 흔들려 바다 가운데에 빠지든지 바닷물이 솟아나고 뛰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흔들릴지라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셀라)” (시편 46:1-3).

지금 한국 교회에 요청되는 시대적 사명은 명확하다. 세상의 위기 앞에서 함께 두려워하며 표류하는 조각배가 아니라, 거친 파도와 불길 속에서도 길을 잃은 영혼들을 인도하는 견고한 등대가 되어야 한다. 외로움에 신음하는 이웃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의 온기를 나누고, 헛된 우상을 좇는 시대에 오직 참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며, 모든 절망의 현장에 복음이라는 유일한 소망의 닻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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