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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속에서 교회의 길을 묻다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7-31 08:30

본문

세상이 불타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는 거대한 산불이 대지를 삼키고, 우크라이나의 하늘은 전쟁의 포화로 붉게 물들었다. 이 물리적인 화염뿐만이 아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기독교를 향한 증오 범죄의 불길이 치솟고,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생명의 존엄을 외치는 목소리가 ‘안전’이라는 명분 아래 억눌린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영혼은 외로움이라는 차가운 불꽃에 시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세상은 안팎으로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그러나 절망적인 잿더미 속에서도 소망의 씨앗은 싹을 틔운다. 스페인 마드리드를 휩쓴 최악의 산불 속에서 50년 역사의 기독교 캠프센터 ‘피노스 레알레스’가 기적적으로 온전한 모습을 지켰다는 소식은, 이 시대의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재앙 속에서도 당신의 백성을 눈동자같이 지키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보호하심을 생생히 증거한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화염을 다스리시는 창조주의 권능을 드러내는 분명한 표적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보호하심은, 동시에 세상의 불길 한가운데 서 있는 교회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교회가 세상의 불을 피하는 방주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회는 불타는 세상 속으로 담대히 걸어 들어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언하고 꺼지지 않는 소망을 선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취리히의 사례에서 보듯, 세상은 교회의 목소리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침묵시키려 한다. 오스트리아의 통계는 복음을 향한 세상의 적대감이 얼마나 거세지고 있는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역사는 이러한 영적 싸움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을 증언한다. 2세기 중반, 서머나 교회의 감독이었던 폴리캅은 로마의 박해 아래 순교의 제물이 되었다. 총독이 그에게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황제를 숭배하라”고 회유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86년간 그분을 섬겨왔지만, 그분은 단 한 번도 나를 부당하게 대하신 적이 없소. 그런데 내가 어찌 나를 구원하신 나의 왕을 모독할 수 있겠소?” 결국 그는 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순교를 기록한 문서에 따르면, 불꽃이 마치 바람을 가득 머금은 돛처럼 그를 감쌌을 뿐, 그의 몸을 태우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세상의 불은 하나님의 사람을 결코 삼킬 수 없음을 보여준 장엄한 순간이었다.

다니엘의 세 친구 역시 풀무불 속에서 하나님의 보호를 경험했다. 성경은 그들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한다.

“총독과 지사와 행정관과 왕의 모사들이 모여 이 사람들을 본즉 불이 능히 그들의 몸을 해하지 못하였고 머리털도 그슬리지 아니하였고 겉옷 빛도 변하지 아니하였고 불 탄 냄새도 없었더라” (다니엘 3:27)

오늘날 한국 교회는 이 말씀과 역사의 교훈 앞에 서야 한다. 세상의 거센 불길 앞에서 두려움에 떨며 뒤로 물러설 것인가, 아니면 불 속으로라도 걸어 들어가 그리스도의 사랑과 공의를 외칠 것인가. 프랑스 교회가 화마의 고통을 겪는 이웃을 위해 연대하며 기도하듯, 우리는 고립되고 소외된 영혼들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의 따스함을 나누어야 한다. 전쟁의 공포와 불의에 맞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처럼, 교회는 시대의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진리의 빛을 비추어야 한다.

세상의 불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불타 없어질 세상의 초가삼간이 아니라, 영원한 반석 위에 세워진 하나님의 집이다. 화염 속에서 더욱 정금같이 단련되어, 불 탄 냄새조차 없는 거룩한 증인으로 서는 것. 이것이 바로 오늘, 불타는 세상 속에서 교회가 걸어가야 할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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