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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은혜의 시대는 끝났다, ‘고백하는 교회’의 길을 물으라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7-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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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심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핀란드 의원이 성경적 신념을 밝혔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고 유럽인권재판소의 문을 두드리고,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생명의 존엄을 외치는 평화로운 행진이 ‘안전’이라는 명분 아래 6년째 금지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해외 토픽이 아니라, 세속화의 거센 파도가 기독교 신앙의 자유라는 제방을 어떻게 허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징후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사회에도 예외 없이 밀려오고 있다.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려는 시도와 그 이면에 담긴 젠더 이데올로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압력 등은 교회가 수호해온 창조 질서와 성경적 가치관을 정면으로 위협한다. 국제앰네스티 영국 지부가 기독교 단체를 ‘반인권’으로 규정했다가 철회한 해프닝은, 세상이 교회의 선한 양심과 진리의 외침을 어떻게 왜곡하고 억압하려 하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세상은 이제 교회를 향해 침묵하거나, 세상의 가치에 동조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도전 앞에서 우리는 나치 독일 치하에서 순교한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의 삶과 신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히틀러의 광기가 유럽을 집어삼킬 때, 독일 국가교회는 ‘값싼 은혜’에 취해 불의한 권력에 굴종했다. 그러나 본회퍼와 고백교회는 달랐다. 그는 저서 『나를 따르라』에서 “값싼 은혜는 회개 없는 용서요, 교회 치리 없는 세례이며, 죄의 고백 없는 성찬이다. 값싼 은혜는 제자도의 삶이 없는 은혜요, 십자가 없는 은혜이며, 살아계시고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은혜”라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그는 신앙이란 안락한 자기만족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고 고난의 길을 따르는 ‘값비싼 은혜’임을 온몸으로 증언했다. 그에게 신앙은 현실과 분리된 관념이 아니라, 불의한 세상 한복판에서 진리를 선포하고 저항하는 구체적인 순종의 행위였다.

폭염과 폭우 속에서 650km의 길을 걸으며 순교 신앙의 계승을 다짐한 ‘거룩한방파제 국토순례’의 발걸음은 바로 이 ‘값비싼 은혜’를 향한 한국 교회의 갈망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행사를 넘어, 세속화의 파고 앞에서 한국 교회가 무너진 신앙의 제방을 다시 쌓아 올리겠다는 거룩한 결단이다. 다가오는 국민대회 역시 정치적 구호의 나열이 아니라, 이 땅의 법과 제도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거스르지 않기를 염원하는 ‘고백하는 교회’의 기도여야 한다.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거나 낡은 방식만을 고집해서는 이 거센 파도를 막아낼 수 없다. 교회는 끊임없이 내면을 성찰하며, 이 시대의 젊은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품을 수 있는 새로운 지혜와 사랑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다. 사도 바울은 영적 아들 디모데에게 이렇게 권면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 그러므로 너는 내가 우리 주를 증언함과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 (디모데후서 1:7-8). 한국 교회는 이제 값싼 은혜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복음과 함께 고난받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고백하는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 혼탁한 시대 속에서 진리의 등불을 밝히고, 역사의 폭풍우를 막아내는 거룩한 방파제의 사명을 감당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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