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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이 닫히는 시대, 교회는 어디로 서야 하는가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7-18 08:30

본문

서구 문명의 심장부에서부터 시작된 차가운 바람이 태평양을 건너 대한민국의 문턱까지 이르렀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인간 생명의 시작과 끝을 국가가 재단하는 '조력 존엄사'와 '아동 안락사'의 빗장을 열었고,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의 입을 통해 생명의 주권을 인간의 재량에 맡기려는 위험한 시도가 공론화되었다. 핀란드의 한 기독 정치인은 성경적 진리를 말했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어 영국의 입국을 거부당했다. 이는 개별적인 사건들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님이 부여하신 생명의 존엄성과 창조 질서에 대한 세속 인본주의의 전면적인 선전포고와 같다.

이 시대는 인간이 스스로 신이 되려는 오만의 극치를 보여준다. 수정된 배아의 고유한 생명성을 부정하고, 고통받는 이에게 죽음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가치를 정치적 이념과 개인의 감정 아래 두는 풍조가 만연하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사회적 합의의 변화가 아니라, 교회가 맞서 싸워야 할 영적 전쟁의 최전선이다. 세상은 교회를 향해 침묵하거나 동조하라고 압박하지만, 진리의 파수꾼으로 부름받은 우리는 결코 그럴 수 없다.

역사는 이러한 영적 암흑기에 교회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 똑똑히 증언한다. 나치 독일 시절, 국가가 '살 가치가 없는 생명'을 규정하고 교회의 신앙고백을 무력화하려 할 때, 대부분의 독일 교회는 히틀러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값싼 은혜'에 안주했다. 그러나 디트리히 본회퍼와 고백교회는 달랐다. 본회퍼는 그의 저서 『나를 따르라』에서 이렇게 외쳤다. "값싼 은혜는 회개 없는 용서요, 공동체의 훈련 없는 세례이며, 죄의 고백 없는 성찬이다. 값싼 은혜는 제자도의 대가가 없는 은혜요, 십자가 없는 은혜이며, 살아 계시고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은혜이다." 그는 결국 순교의 길을 걸으며, 세상의 권력 앞에 진리를 타협하지 않는 '값비싼 은혜'의 제자도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증명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값비싼 은혜'를 붙드는 결단이다.

절망의 소식만이 들려오는 것은 아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작은 빛은 더욱 선명하게 빛난다. 스위스의 한 목회자는 가상현실 게임 속에서 다음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며 새로운 선교의 지평을 열었고, 한때 탐욕의 화신이었던 기업가는 모든 것을 잃은 후에야 하나님을 만나 그분의 방식으로 사업을 일구는 삶의 간증을 나누고 있다. 심지어 북유럽의 무신론자 정치인들조차 성경의 깊이와 지혜에 매료되어 베스트셀러를 저술하는 시대다. 베네수엘라의 지진 현장에서는 무너진 건물더미 위에서 물질적 구호를 넘어선 영적 치유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이는 세상이 여전히 교회의 본질적 사명, 즉 영혼을 구원하고 상처를 싸매는 역할을 갈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는 더 이상 세상의 조류에 떠밀려가서는 안 된다. 생명 경시 풍조에 맞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하며, 창의적인 방법으로 세대와 문화의 벽을 넘어 다가가야 한다.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복음의 능력을 증거하고, 정치 이념을 초월하는 성경의 진리를 담대히 선포해야 한다. 지금은 잠에서 깨어날 때다. 안일함과 무관심의 옷을 벗고, 진리의 허리띠를 동이고, 빛의 갑옷을 입어야 한다. 세상의 법과 제도가 생명의 문을 닫으려 할수록, 교회는 더욱 힘써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문을 가리켜야 할 책임이 있다. 이 시대의 도전 앞에서 우리는 성경의 명령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야 한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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