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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택하라, 무너진 제단 위에 다시 세울 교회의 사명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7-08 08:30

본문

유럽 대륙에서 상반된 두 개의 소식이 동시에 들려온다. 독일의 출산율은 통일 이후 3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며 인구 소멸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는 반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수태된 태아’를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되어 생명의 존엄성을 선포하는 용기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쪽에서는 생명의 샘이 마르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샘을 지키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이 극명한 대비는 오늘날 서구 문명이 마주한 영적 실존의 단면이자, 한국 교회가 정면으로 응시해야 할 시대의 징표다.

유럽 전역에 만연한 저출산 현상과 개인의 고립 심화는 단순히 사회경제적 문제의 결과가 아니다. 이는 미국이 독립 250주년을 앞두고 성찰하듯, ‘독립’을 넘어 ‘상호의존’의 가치를 망각한 채 급진적 자율성만을 추구해 온 현대 문명의 필연적 귀결이다. ‘나는 누구도 필요 없다’는 오만한 선언은 결국 누구에게도 필요한 존재가 되지 못하는 실존적 외로움으로 귀착된다. 전 럭비 스타 마이클 존스가 지적했듯, 이 모든 현상의 뿌리에는 하나님을 향한 ‘예배의 부족’이 자리한다. 창조주를 경배하고 그의 위엄 앞에 엎드리는 법을 잊어버린 문명은 생명의 동력을 잃고 스스로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C.S. 루이스는 그의 저서 『인간 폐지』(The Abolition of Man)에서 이러한 시대를 예견했다. 그는 객관적인 진리와 가치 체계(그가 ‘도(Tao)’라 부른 것)를 해체하려는 현대 교육과 사상이 결국 ‘가슴 없는 사람’(Men without Chests)을 양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리(이성)와 배(욕망)만 남고, 이 둘을 연결하여 고귀한 감정과 의로운 분노, 마땅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가슴’이 사라진 인간은 더 이상 온전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명을 잉태하고 가정을 이루며 공동체를 세우는 일은 차가운 이성이나 이기적 욕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희생과 헌신, 사랑이라는 가슴의 영역에 속한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유럽이 겪는 인구 절벽과 영적 공허는 바로 이 ‘가슴’을 잃어버린 문명의 비극적 초상이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유럽 복음주의 연합이 자신들을 ‘좋은 소식의 사람들’로 재정의하며 공적 역할을 모색하고, 스페인복음주의연맹이 1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것은 폐허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싹과 같다. 교회는 세상의 방식을 모방하거나, 세상의 문화(K팝과 같은)에 압도당하여 침묵하는 존재가 아니다. 교회는 무너진 제단을 수축하고 꺼져가는 예배의 불을 다시 지피며, ‘가슴 없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는 사명을 받았다.

하나님께서는 일찍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택해야 할지를 분명히 명하셨다.
“내가 오늘 하늘과 땅을 불러 너희에게 증거를 삼노라 내가 생명과 사망과 복과 저주를 네 앞에 두었은즉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택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말씀을 청종하며 또 그를 의지하라 그는 네 생명이시요 네 장수이시니 여호와께서 네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리라고 맹세하신 땅에 네가 거주하리라” (신명기 30:19-20)

한국 교회는 유럽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저출산과 세속주의의 거센 파도 앞에서 교회의 사명은 더욱 명확해졌다. 그것은 바로 ‘생명을 택하는 것’이다. 개인의 영혼 구원을 넘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 가정을 세우며, 이웃과 상호의존하는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를 이 땅에 살아내는 것이다. 참된 예배의 회복을 통해 우리의 메마른 가슴에 성령의 불을 다시 지피고, 세상의 그 어떤 문화보다 강력한 생명의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교회의 본질이요,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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