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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가 무너진 시대, 교회는 어디에 서 있는가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6-26 08:30

본문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하나의 거대한 교향곡처럼 동일한 선율을 연주하고 있다. 영국의 총리가 정치적 격랑 속에 사임하고, 알바니아의 시민들은 부패한 권력을 향해 정의를 부르짖는다. 베네수엘라의 땅은 격렬히 흔들려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교회의 첨탑마저 무너뜨렸다. 이 모든 사건은 인간이 세운 정치, 사회, 그리고 자연이라는 기초가 얼마나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시대의 징후다.

세상의 기초가 흔들릴 때, 교회는 세상의 유일한 소망이자 반석으로서 굳건히 서야 할 사명이 있다. 그러나 오늘의 소식들은 교회의 기초마저 위협받고 있음을 경고한다. 스페인의 한 교회에서는 복음의 순수성을 잠식하는 프리메이슨과 영지주의적 혼합주의가 스며들었고, 미국의 야구장에서는 성경적 가치와 세속적 이념이 첨예하게 충돌했다. 이는 외부의 박해보다 더 무서운 내부의 균열이며, 교회가 세상의 빛이 되기는커녕 세상의 혼돈에 휩쓸릴 수 있다는 통렬한 자기 고백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4세기,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하는 아리우스주의의 거센 파도에 휩싸였다. 수많은 주교와 신학자들이 이단 사상에 동조하고, 심지어 로마 황제까지 아리우스의 편에 섰다. 그때, 알렉산드리아의 주교 아타나시우스는 거의 홀로 성경이 증언하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일어섰다. 그는 다섯 차례나 유배를 당하는 고난 속에서도 ‘아타나시우스 콘트라 문둠(Athanasius contra mundum)’, 즉 ‘세상을 대적하는 아타나시우스’라는 별명처럼 진리를 위해 외로운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불굴의 신앙은 결국 니케아 신경의 정통 신앙을 지켜냈고, 오늘날까지 교회의 굳건한 신앙고백의 초석이 되었다.

아타나시우스가 붙들었던 것은 시대의 흐름이나 권력의 비호가 아니었다. 그것은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반석이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동일한 결단이 요구된다.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기술적 도전 앞에서 성경적 윤리를 논하고, 네덜란드의 청년들이 혼란 속에서 신앙의 안정감을 찾으려 하는 모습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한 갈망이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교회는 이들의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혼돈의 시대에,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주님은 그 답을 이미 우리에게 주셨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라, 비바람이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지혜로운 건축가가 되어야 한다. 그 반석은 타협된 복음이나 인간의 지혜가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뿐이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추를 반석 위에 놓은 까닭이요” (마태복음 7:24-25)

터가 무너지는 시대, 한국 교회는 자신의 주추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그리고 세상의 흔들림에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오직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신 그리스도께로 돌아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시대의 등불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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