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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내릴 땅을 찾는 시대, 교회의 응답은 무엇인가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6-22 08:30

본문

세속화의 거센 파도가 유럽 대륙을 휩쓸고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프랑스에서 유대인, 기독교인, 무슬림을 가리지 않고 모든 종교 공동체를 향한 증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비보는, 하나님을 떠난 세상이 마주한 영적 공허와 그로 인한 필연적 갈등을 여실히 보여준다. 마치 닻을 잃은 배가 성난 파도 위에서 위태롭게 표류하듯, 절대적 진리의 기준점을 상실한 사회는 방향을 잃고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절망의 잿더미 속에서도 생명의 씨앗은 싹을 틔운다. 네덜란드의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 안에서 삶의 방향과 안정, 그리고 의미를 찾고 있다는 보고서는 이 어두운 시대에 한 줄기 빛과 같다. 혼돈과 불안이 가중될수록 인간의 영혼은 본능적으로 영원하고 변치 않는 반석을 갈망하기 마련이다. 이들은 세상의 유한한 가치들이 결코 채워줄 수 없는 영혼의 갈급함을 안고, 뿌리 내릴 단단한 땅, 곧 진리이신 하나님께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영혼의 방황 끝에 교회의 문을 두드린 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어떠한가. 안타깝게도 오늘날 많은 교회는 상처 입은 영혼을 위한 치유의 안식처가 되기보다, 오히려 더 깊은 상처와 절망을 안기는 장소가 되고 있다. 영적 지도자의 권위를 이용한 교묘한 학대와 통제, 성도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무지와 외면은 교회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이는 마치 폭풍우를 피해 등대의 불빛을 보고 찾아온 이들에게, 등대지기가 문을 걸어 잠그고 심지어 절벽으로 밀어버리는 것과 같은 배신적 행위다.

나치 정권의 폭압과 독일 교회의 변절이라는 이중의 시련 속에서 신음했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그의 저서 『나를 따르라』에서 ‘값싼 은혜’와 ‘값비싼 은혜’를 구분했다. 그는 회개 없는 용서, 훈련 없는 세례, 고백 없는 성찬을 ‘값싼 은혜’라 비판하며, 이는 교회의 원수요 복음의 파괴자라고 일갈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영적 학대를 묵인하고 성도의 고통을 외면하는 현상이야말로, 제자도의 대가를 치르지 않으려는 ‘값싼 은혜’가 만연한 결과다. 진정으로 예수를 따르는 ‘값비싼 은혜’는 우리 자신을 부인하고, 형제의 짐을 함께 지며, 상처 입은 자의 신음 소리에 기꺼이 귀 기울이는 구체적인 삶의 헌신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가 나아갈 길은 자명하다. 세상의 비난과 내부의 부패 앞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인간적인 성공이나 외형적 성장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의 왕이신 하나님과의 깊고 진실한 소통을 회복하는 것이다. 교회의 머리는 유명한 목회자나 영향력 있는 장로가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심을 고백하며, 그분의 음성에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세상의 조류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상처 입은 영혼들을 위선 없이 품어주는 진정한 영적 피난처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믿음의 경주를 시작하시고 완성하시는 주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히브리서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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