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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깃발을 다시 들라,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7-17 08:30

본문

세상의 소식들이 연일 교회의 심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이 땅에서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을 약물로 지우는 일을 논하고, 저 멀리 유럽 대륙에서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며 ‘윤리적 붕괴’를 자축하고 있다.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로 신실한 정치인이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입국을 거부당하고, 신앙의 양심을 지키던 또 다른 정치인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여 그 배후에 깊은 의혹이 드리워졌다. 마치 세상의 모든 어둠이 한꺼번에 몰려와 교회를 향해 그 검은 입을 벌리는 듯한 형국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절망하거나 분노에만 휩싸여서는 안 된다. 오히려 역사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했던 신앙의 선배들을 기억해야 한다. 18세기 후반의 영국은 산업혁명의 그림자 아래 도덕적 타락과 영적 무감각이 만연했던 시대였다. 그 거대한 제국의 부는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의 피와 눈물 위에 세워지고 있었다. 당시 노예무역은 국가 경제의 근간이었기에 그것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급진적인 외침이었다. 바로 그때, 영국 의회에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라는 한 명의 그리스도인이 서 있었다. 그는 존 뉴턴 목사를 통해 회심한 뒤, 자신의 소명을 정치 영역에서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정했다. 그는 ‘노예무역 폐지’와 ‘사회 도덕성 회복’이라는 두 가지 위대한 목표를 위해 자신의 전 생애를 바쳤다. 수십 번의 법안 상정이 실패로 돌아가고, 동료 의원들의 조롱과 살해 위협이 빗발쳤지만, 그는 기도의 무릎을 꺾지 않았고 진리의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20년에 걸친 끈질긴 투쟁 끝에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이 통과되었고, 그가 세상을 떠나기 사흘 전인 1833년에는 대영제국 전역에서 노예제도가 완전히 폐지되었다. 한 사람의 신실한 믿음이 시대의 거대한 악을 무너뜨린 것이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윌버포스의 시대와 놀랍도록 닮아있다. 노예선에 갇힌 이들의 신음이 오늘날 낙태의 위협 앞에 선 태아의 소리 없는 절규와, 조력 존엄사라는 미명 아래 죽음으로 내몰리는 연약한 이들의 침묵과 겹쳐 들린다. 이것은 단순한 정치적, 사회적 논쟁이 아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려는 사탄의 궤계에 맞서는 영적 전쟁이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는 생명 경시 풍조에 맞서 다시 한번 생명의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 절망의 땅 베네수엘라에서 물질적 구호를 넘어 영적 치유를 전하는 손길처럼, 세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해야 한다. 마인크래프트라는 가상 세계에서 비신자 영혼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는 스위스 목회자처럼, 시대의 언어와 방식으로 창의적인 소통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을 잃었던 파산자가 하나님의 은혜로 재기하여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간증처럼, 우리 각자의 삶이 곧 살아있는 복음의 증거가 되어야 한다.

세상은 어두워지고 있으나, 바로 그 어둠 때문에 빛의 가치는 더욱 선명해진다. 교회는 세상의 소란함에 위축될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의 질서와 생명의 존귀함을 더욱 담대히 선포해야 할 때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은 바로 이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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