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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접한 '당나귀꽃공주', 홍콩인의 '국가 없음' 정서 투영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07-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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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사진
영국에서 접한 광둥 오페라 '당나귀꽃공주'(Di Nü Hua)가 홍콩 반환 이후 홍콩인들이 느끼는 '국가 없음'의 정서를 투영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벤슨 웡(Benson Wong)은 지난 6월 21일 영국 노팅엄에서 열린 광둥 오페라 '당나귀꽃공주'를 관람한 후 이 같은 감상을 밝혔다. 이 오페라는 명나라의 몰락을 목격한 장평 공주와 주사흠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은 왕조의 몰락 이후에도 죽은 황제를 존엄하게 묻고 어린 황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헌신하지만, 결국 비극적인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웡은 홍콩에서 이 오페라를 관람했을 때는 예술 작품으로서의 완성도에 집중했지만, 영국에서 관람했을 때는 전혀 다른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원의 제약으로 인해 공연이 현지 환경에 맞춰 각색될 수밖에 없었다"며, 화려한 궁궐 대신 노란 리본으로 장식된 외로운 나무 한 그루가 무대에 등장했다고 묘사했다.

웡은 2014년 홍콩 우산 혁명 이후 노란 리본이 민주화 운동, 자유주의 가치,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 그리고 중국 공산당에 대한 반대를 상징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상징이 영국에서 공연된 '당나귀꽃공주'에 등장한 것은 홍콩인들이 겪는 '국가 없음'의 정서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웡은 홍콩이 1997년 중국 반환 이전 영국 식민지였으나, 중국 특별행정구로 편입된 이후 '국가 없음'이라는 개념이 홍콩인들에게는 낯설게 적용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21년 이후 약 20만 명 이상의 홍콩인이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이들이 홍콩을 그리워하는 방식 중 하나로 예술과 문화 공연을 통해 집단적인 그리움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나귀꽃공주'의 마지막 장면에서 느껴지는 슬픔, 충성, 이별, 영원한 사랑의 감정이 홍콩인들이 느끼는 국가 없음, 이주, 상실감과 깊이 공명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수 신학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전문가는 "예술 작품에 나타난 상징성을 특정 정치적 맥락에만 국한하여 해석하는 것은 작품의 보편적인 메시지를 간과할 수 있다"며, "국가 없음이라는 정서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려는 시도는 성경적 세계관에 기반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정치적 망명이나 이주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서의 삶이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향한 나그네의 삶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Global Voices  |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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