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금융, 글로벌 인프라 전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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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토큰화 금융(Tokenized Finance)이 더 이상 실험적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실물자산 토큰화(RWA, Real World Asset)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기관 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 움직임은 전통 금융 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경제지 Forbes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초 기준 토큰화된 실물자산 시장 규모는 약 250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되며, 이는 불과 1년 만에 약 4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이러한 성장은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자산의 디지털화가 본격적인 금융 인프라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로 평가된다.
과거 블록체인 기술이 암호화폐 거래 중심의 제한적 영역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부동산, 채권, 원자재, 펀드 등 실물 기반 자산 전반으로 확장되며 금융 시스템 전반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급성장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스테이블코인이 처리한 거래 규모는 약 33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기존 카드 네트워크나 국제 결제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는 온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이 단순한 대체 수단이 아니라, 실제 경제 활동을 지탱하는 실질적 결제 인프라로 기능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실시간 결제, 낮은 수수료, 국경 간 거래의 효율성 등은 기존 금융 시스템이 갖고 있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며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관 투자자의 움직임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Coinbase가 발표한 기관 투자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4%가 2026년 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단순한 암호화폐 매수에 그치지 않고, 토큰화된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투자 관점이 ‘가격 상승 기대’ 중심에서 ‘금융 인프라 참여’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변화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법무부 및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출신의 아만다 윅은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주변적인 존재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 그 자체로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기술의 가능성은 이미 입증된 만큼 이제는 산업 전반이 글로벌 금융 수준의 운영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단순한 혁신을 넘어 제도권 금융과 결합하며 새로운 금융 질서를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산업의 성장 속도에 비해 제도적·운영적 성숙도는 아직 완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2025년 기준 암호화폐 관련 사기 및 해킹 피해 규모는 약 170억 달러로 추산되며, 여전히 시장 내 구조적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는 기술 자체의 한계라기보다는,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 필연적으로 겪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기존 금융 시스템 역시 초기 단계에서는 다양한 위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점진적으로 안정성을 확보해 왔다는 점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 역시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규제 체계와 기술 간의 괴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다수 국가에서 기존 금융 규제를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블록체인의 탈중앙성, 글로벌 확장성, 프로그래머블 특성 등은 기존 제도와 충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규제 명확성을 기다리는 전략보다는, 기업과 시장 참여자들이 선제적으로 내부 기준과 기술 표준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발전 과정 역시 민간 주도의 표준 형성 이후 규제가 이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디지털 자산 시장 또한 이러한 흐름을 따를 가능성이 높으며, 선제적으로 인프라와 운영 역량을 확보한 기업들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역별 정책 접근 방식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 허브와 중동 일부 국가는 라이선스 체계와 규제 샌드박스를 결합해 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특히 홍콩은 2025년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를 도입해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통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정치적 변수와 규제 중복 문제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변화는 시장의 중심이 ‘가격’에서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암호화폐 시장이 가격 변동성과 투자 수익률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현재는 결제, 정산, 컴플라이언스, 보고 기능이 코드 형태로 내재화되는 구조적 변화가 핵심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금융 기능이 더 이상 특정 기관에 의존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반 인프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토큰화 금융은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재설계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의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규제 환경이 명확해질 때까지 관망하는 전략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인프라 구축과 내부 역량 강화를 통해 시장 형성에 선제적으로 참여할 것인지에 따라 향후 경쟁력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토큰화 금융은 그 중심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참여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 시장은 또 한 번의 근본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C) 기독교마라나타신문 2026-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