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지갑 시대, 보안은 인간이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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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과 인공지능(AI)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차세대 웹3(Web3) 지갑의 핵심 기능으로 AI가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Vitalik Buterin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는 최근 탈중앙 소셜 네트워크 Farcaster에서 “다음 세대 웹3 지갑에는 AI가 대폭 포함될 것이며 이는 사실상 자명한 흐름”이라고 밝히며, 블록체인 지갑이 단순한 거래 서명 도구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거래 의도를 분석하고 위험을 검증하는 지능형 금융 인터페이스로 발전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다만 그는 AI가 모든 거래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구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고액 자산 이동이나 복잡한 스마트 계약 실행과 같은 상황에서는 AI에 전적인 권한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AI가 거래 분석과 설명을 담당하고 인간이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AI 보조 + 인간 확인(Human-in-the-loop)’ 모델이 차세대 웹3 지갑의 현실적인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블록체인 산업에서 논의되는 AI 기반 지갑(AI-Assisted Wallet) 개념과 맞물리며, 웹3 생태계의 보안과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혁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 웹3 지갑의 진화…‘서명 도구’에서 ‘지능형 금융 비서’로
현재 웹3 지갑은 사용자가 블록체인 거래를 승인하기 위해 스마트 계약 호출 데이터를 확인하고 서명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대표적인 지갑 서비스로는 MetaMask 등이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탈중앙화를 유지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일반 사용자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적 복잡성을 동반한다.
특히 스마트 계약 기반 거래에서는 수십 줄의 코드 호출이나 다단계 토큰 교환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가 거래의 실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용자가 거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하는 ‘눈먼 서명(blind signing)’ 문제가 블록체인 보안의 주요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부테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가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는 기능을 지갑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구상에 따르면 AI 기반 웹3 지갑은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첫째, 사용자의 거래 의도를 해석해 실제 실행되는 스마트 계약 기능을 설명한다.
둘째, 거래 실행 후 예상되는 결과와 잠재적 위험 요소를 분석한다.
셋째, 가스비와 거래 구조를 최적화하는 전략을 제안한다.
넷째, 거래 실행 전 결과를 시뮬레이션해 사용자에게 미리 보여준다.
이러한 기능이 구현될 경우 웹3 지갑은 단순한 인증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는 ‘AI 금융 비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액 거래는 인간이 승인, 보안 중심 구조 강조
하지만 부테린은 AI 기반 지갑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최종 승인 권한은 인간에게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고액 거래나 다중 서명(multisig) 구조를 사용하는 기관 투자 거래와 같은 상황에서는 AI의 판단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한 이상적인 거래 흐름은 다음과 같다. 먼저 AI 시스템이 사용자의 목표를 분석해 거래 실행 계획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특정 토큰을 교환하거나 유동성 풀에 자산을 공급하려는 경우 AI가 최적의 경로를 설계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로컬 라이트 클라이언트(light client)가 거래 결과를 시뮬레이션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거래가 실행되었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미리 검증하게 된다.
이후 지갑은 사용자에게 거래 목적과 예상 결과를 자연어로 요약해 보여준다. 사용자는 이 정보를 확인한 뒤 거래가 자신의 의도와 일치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서명을 통해 거래를 승인한다. 이러한 구조는 블록체인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보안 문제를 줄이는 동시에 사용자 통제권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dApp 중심 구조의 한계, 지갑 중심 보안 모델 부상
부테린은 웹3 보안 문제의 상당 부분이 탈중앙 애플리케이션(dApp) 인터페이스 구조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웹3 사용자는 대부분 특정 dApp 사이트에 접속해 버튼을 클릭하고 지갑에서 거래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피싱 사이트나 악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부테린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갑 자체가 거래 검증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dApp 인터페이스를 신뢰하는 대신 지갑이 직접 거래 내용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지갑은 단순한 인증 도구가 아니라 블록체인 거래를 검증하는 ‘보안 관문(Security Gateway)’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사용자는 dApp이 아닌 지갑 인터페이스를 통해 거래의 실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피싱 공격이나 악성 스마트 계약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의 구현 아이디어 확산
부테린의 제안 이후 이더리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AI 기반 지갑 구현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
이더리움 개발자인 Andrey Petrov은 두 가지 기술적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AI가 거래 페이로드(payload)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서명하기 직전에 AI가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실행되는 스마트 계약 기능과 자산 이동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복잡한 거래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번째는 AI가 거래를 독립적으로 재구성하는 교차 검증 모델이다. AI가 원래 거래 데이터를 그대로 참고하지 않고 사용자의 의도만을 기반으로 새로운 거래 구조를 생성한 뒤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만약 두 계산 결과가 다르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기존 금융 시스템의 이중 검증 시스템을 블록체인 환경에 적용하는 개념으로 평가된다.
AI와 블록체인의 결합, 새로운 금융 인프라 가능성
부테린은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단순한 기술 융합을 넘어 새로운 디지털 경제 인프라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은 AI가 수행하는 작업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검증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며, 동시에 데이터 사용 권한과 경제적 보상 구조를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AI 시스템이 실제 금융 환경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거래를 수행하고 자산을 관리하는 ‘AI 경제(Agent Economy)’ 개념도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AI가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유동성을 관리하고 가스비를 최적화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기능이 웹3 지갑에 통합된다면 사용자는 개인 금융 비서를 두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비탈릭 부테린이 제시한 AI 기반 웹3 지갑 구상은 단순한 기술 개선을 넘어 블록체인 사용자 경험과 보안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AI가 거래 의도를 분석하고 위험을 설명하며 거래 결과를 시뮬레이션하는 구조는 웹3 사용의 가장 큰 장벽으로 꼽혀온 복잡성과 보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특히 AI가 거래 분석을 담당하고 인간이 최종 승인하는 ‘AI 보조 + 인간 확인’ 모델은 탈중앙화 금융의 핵심 가치인 사용자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안전성을 강화하는 현실적인 접근 방식으로 평가된다.
향후 이러한 구조가 실제 지갑 서비스에 표준 기능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웹3 지갑은 단순한 거래 승인 도구를 넘어 디지털 자산을 보호하고 거래를 검증하는 지능형 금융 관문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은 편의성 향상을 넘어 디지털 금융의 신뢰 구조 자체를 재정의하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술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C) 기독교마라나타신문 2026-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