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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논문 속 숨겨진 신소재 발굴… 서울대 장호원 교수팀, 고온 안정 무연 유전체 개발 성공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08-1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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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수백 편의 논문에 흩어진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고온에서도 성능이 안정적인 새로운 무연 유전체 소재를 찾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장호원 교수 연구팀은 논문 속 데이터를 인공지능과 물리 기반 머신러닝으로 통합 분석해 기존의 시행착오 중심 소재 탐색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송관우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연구 전반을 주도했으며, 김영민 석박사통합과정생과 김재현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논문 본문, 표, 그래프에 분산된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멀티모달 문헌 마이닝'과 물리 기반 머신러닝을 결합해 목표 성능을 만족할 가능성이 높은 소재 조성을 역설계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448편의 논문에서 1202건의 유전 특성 데이터를 구축하고, 약 1억 5000만 개의 가상 조성 공간을 탐색해 37개의 후보 소재를 선별했다. 이 중 두 가지 조성을 실제 합성해 높은 유전율과 우수한 고온 안정성을 확인했다.

유전체는 전하를 저장하는 절연 소재로,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핵심 재료다. 특히 전기차, 항공우주 장비 등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전자기기가 늘면서 온도 변화에도 성능이 안정적인 유전체 소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납을 사용하지 않는 무연 유전체의 경우, 원소 종류와 혼합비에 따라 후보가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워 기존 방식으로는 탐색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연구팀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활용해 논문 본문과 표에서 조성 및 공정 조건을 정리하고, 그래프를 수치 데이터로 변환해 온도별 유전 특성을 추출했다. 또한 원소 조성, 미세구조 등 22개의 물리 지표를 반영해 서로 다른 문헌의 정보를 하나의 학습 데이터로 통합했다. 이후 서로 다르게 학습된 30개의 머신러닝 모델을 결합해 유전율과 온도 안정성에 관한 세 가지 핵심 지표를 동시에 예측하고, 모델 간 예측의 일치도를 평가해 신뢰도 높은 후보를 우선 선별했다.

실험 결과, 주석(Sn)을 소량 치환한 두 시료는 상온에서 각각 3422와 3307의 높은 유전율을 나타냈으며, 현재 MLCC에 널리 사용되는 티탄산바륨(BaTiO₃)보다 더 넓은 온도 범위에서 높은 유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적층세라믹콘덴서 국제 규격(X5R·X6R·X7R)의 고온 안정성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수준이다.

장호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머신러닝으로 성능을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논문에 흩어진 정보를 학습 데이터로 통합한 뒤 물리 법칙과 모델 간 예측의 일관성을 함께 따져 실제 합성 후보까지 좁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제시한 멀티모달 문헌 마이닝과 물리 기반 머신러닝의 결합 전략이 유전체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여러 논문과 형식에 분산된 다양한 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검증한 무연 유전체가 고온용 적층세라믹콘덴서를 비롯해 전기차, 전력전자, 항공우주용 전자부품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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