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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성균관대, ‘망각’ 기능 갖춘 AI 반도체 첫 구현… 엣지 AI 핵심 기술 기대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08-1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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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박민혁 교수 연구팀과 성균관대학교 윤정호 교수 연구팀이 최근 입력된 정보는 기억하고 오래된 정보는 스스로 잊는, 이른바 ‘망각’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AI) 반도체 소자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음성, 생체 신호, 환경 센서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속 입력되는 데이터를 별도의 초기화 과정 없이 연속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향후 저전력 엣지 AI 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 저명 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산화지르코늄(ZrO₂) 기반 반강유전체 터널접합(AFTJ)을 물리적 리저버 컴퓨팅(PRC) 소자로 활용한 첫 사례로, 복잡한 시계열 신호를 별도의 초기화 과정 없이 연속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AI 하드웨어는 메모리와 연산 장치 간의 반복적인 데이터 이동으로 인해 속도와 전력 효율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비휘발성 소자 기반 리저버는 이전 상태를 지우기 위한 초기화 과정이 필요해 최근 정보만 일정 시간 유지하고 오래된 정보는 스스로 지우는 소자 수준의 단기 기억 기능이 요구되어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압을 가하면 상태가 변하고 전압이 제거되면 스스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반강유전체의 특성에 주목했다. 산화지르코늄과 비정질 인듐·갈륨·아연 산화물(a-IGZO)을 결합한 2단자 소자를 제작했으며, 최적화된 소자는 약 890의 온·오프 전류비를 나타내며 4비트 입력의 16가지 조합을 서로 다른 전류 상태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성능 검증에서도 우수한 결과가 나왔다. 손글씨 숫자 인식에서는 입력 데이터를 75% 줄이고도 90.4%의 인식 정확도를 기록했으며, 실제 소자 특성을 반영한 회로 모델은 에농 카오스 신호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변화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며 시계열 정보 처리 성능을 입증했다.

제작된 소자는 기존 멤리스터 기반 PRC 소자와 비교해 가장 빠른 속도와 세 번째로 낮은 에너지 소비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소자를 더욱 미세화하면 동작 속도와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민혁 교수는 “반강유전체가 전압 제거 후 스스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성질을 ‘망각’이라는 연산 기능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하나의 2단자 소자에서 비선형 변환과 단기 기억, 자연 초기화를 함께 구현해 저전력 시계열 AI 하드웨어의 소자 선택지를 넓혔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소자 면적을 줄이고 어레이·회로 수준의 검증을 진행해 음성·생체·환경 신호를 현장에서 처리하는 엣지 AI 시스템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을 통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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